번역의 공격과 수비 / 안정효 교수님 entry 2

You are here:
  • KB Home
  • 번역의 공격과 수비 / 안정효 교수님 entry 2
< Back

번역의 공격과 수비 / 안정효 교수님 entry 2

도서관에서 빌려온 신도서를 보니 내가 가진 구판과 똑같다. 표지가 바뀐 것 말고는..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이 책은 모든 번역가를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문학번역’에 관심이 있는 번역가들을 위한 책이다. 물론 문학번역에 치중한 내용이지만 번역을 업으로 삼는다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과 같은 내용이 많기 때문에 모든 번역가에게 추천하고 싶다.

<챕터2 우리말의 중요성> 

배울점&공감한 점 

1) 영어를 영어로 번역하지 마라/ 외래어를 남용하지마라

ex. 쌩떽쥐뻬리를 St.Exupery 3라고 번역하지마라

ex. Network를 그대로 ‘네트워크’라고 한글로 옮기지마라

2) 경직된 번역을 하지마라 Network of relationships를 ‘관계의 망’이라는 어색한 한국어로 번역하지 말 것. ‘얽히고 설킨 인연’이 가장 적당한 번역 (son of a bitch가 ‘암캐의 아들’이 아니라 ‘개자식’인 것과 마찬가지임 – 정말 기억에 남는 설명이다 ㅎㅎㅎㅎㅎㅎㅎ)

3) ‘of’는 ‘=‘으로 보자.

4) 마침표는 마침표로, 빈 칸은 빈 칸으로, 문장은 문장으로 번역하자.

5) 말을 전하는 분위기와 어법을 마음대로 바꿔서는 안된다.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를 ‘왔음, 봤음, 정복했음’이라고 하면 안된다) 무슨 형식의 문장을 어떤 어조로 말한 것인지 잘 옮겨야 한다. – ‘문체’의 번역은 수비적으로 해야 한다.

6) ‘것’이라는 말을 남발하지 말자 – 다행이다, ‘것’은 번역 예시에서 딱 1번 썼음 ㅠㅠ

챕터2 의문

1) 외래어 남용을 하지말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100% 동의가 안되는 부분들이 있다.

p.34-35

SBS-TV의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에 출연한 미용사의 대사가 실려있다. 대사에는 메이크업을 설명하면서 “화이트 펜슬,” “엷은 브라운,” “핫 타올” 등의 외국어나 외래어를 많이 사용한다. 패션잡지나 외국 잡지를 그대로 한국어로 번역한 사례를 보면 이런 식으로 외국어를 그대로 한글로 옮겨둬서 좀 심하다고 느낄 때가 있긴 하다.하지만 이 예시에서 미용사가 ‘갈색’이 아닌 ‘브라운’ 색상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제품명 자체가 ‘브라운’이기 때문이다. 만약 Siberia Blue라고 되어있는 제품을 사용한다면 ‘시베리아 블루’라고 말해야 시청자들이 해당 색상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지, 어쭙잖게 이상한 한국어로 번역해서 말하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제품이 된다. 그러나 이런 사실은 무시하고 단순히 미용사의 말이 ‘더럽고 추하게 들린다’는 평가에는 동의할 수 없다. 

p.36

network를 소리나는대로 ‘네트워크’ 그대로 번역한 것을 지적해놓았는데 무조건 이것을 ‘네트워크’가 아닌 순한국어로 번역해야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 (저자는 문학번역만을 고려하여 한 말인듯 하다.) 특히나 컴퓨터 기술과 관련된 도서에서는 외래어 그대로, 영어 발음나는대로 번역해야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번역할 책/컨텐츠의 분야와 독자를 고려하고 번역해야하는데 단순하게 외래어를 많이 쓰는 현상을 보고 ‘우리말은 종 노릇만 한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한다. (대부분, if not all, IT용어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말이 아닌데….ㅠㅠ)

p.48

작가가 필요에 따라 길게 한 문장으로 쓴 글을 번역이 불편해서 잘라서 번역하는 건 ‘죄악’이다. (문학번역에서는 공간번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라는데) …

그러나 모든 작품에서 이것이 철저히 적용되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길게 이어지는 영문을 한글로 그대로 바꿨을 때 작가의 의도가 잘 드러날 수 있으나 독자는 해괴망측하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어떤 글을 번역하느냐에 따라 다른 공격과 수비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에 맨부커 상을 받은 ‘채식주의자’나 ‘엄마를 부탁해’ 등은 정확하게 토씨 하나 안틀리고 번역한 작품이 아니다. (의문이 해결된 부분)

챕터1에서 Publibius Syrus라고 오타가 나왔다고 생각했으나 Publibius/Publius Syrus라고 알려진 이름은 본래 Publilius Syrus가 정확한 이름이라고 나옴

<챕터3 산문체> 

배울점&공감한 점 

p.78

역시나 번역부터 먼저 하고 들어간다. 존 스타인벡의 ‘Travels with Charley’ 일부이다.

1) 이번 화에서는 산문을 번역할 때 작품의 문체와 분위기를 중시하라는 말이 나온다. (그러려면 작가와 작품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

2) 작중 인물의 개성을 드러내는 것은 외모에 대한 묘사 또는 말버릇이다. 묘사는 한정적이지만 반복되는 말버릇은 인물의 성격을 형성하므로 마음대로 여러가지로 번역하면 안된다.

3) 진짜 잘 된 번역체라면 번역한 사람이 보이면 안된다. (혹은 번역문처럼 보이면 안된다) 내가 주로 하는 일은 IT 로컬라이제이션과 관련되어 어차피 번역가가 눈에 안보인다. 그러나 문학은 본인의 굳어진 문체(말투)로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4) 번역과 번안을 혼동해선 안된다. 원작보다 훌륭한 번역은 자랑이 아닐 수 있다.

5) 여러 문학을 번역하려면 하나의 문체가 아니라 여러 문체를 넘나드는 카멜레온과 같아야 한다. (작가, 작품에 따라 다르기 때문)

6) 큰 단어(big words)와 작은 단어를 구별해야 한다. ex. 챕터3에 예시로 실린 존 스타인벡의 작품은 ‘서정적이고 평이한 문체’이기 때문에 너무 큰 단어를 쓰지 않도록 유의한다. => 이야기를 읽어보고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려보면 문체를 가늠하기에 좋다.

7) 괄호 속에 든 ‘주석’은 독서의 흐름을 방해하는 독소적 요소이다.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8) 언제 공격적으로, 혹은 수비적으로 번역할지는 상황을 봐가면서 결정해야 한다.

9) 우리말의 기초부터 튼튼하게 해야 한다. ex. ‘폼나는’과 같은 한국어도 아닌 속어를 선택하지 않도록 (이 부분은 나도 보고 놀랐다. ‘폼나는’이라고 번역을 하다니;;) 

챕터 3 의문점 – 없음

<챕터4 문화적 정서와 시차> 

배울점&공감한 점 

1) 독자는 원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리말 실력이 좋아야 번역가가 완벽히 자취를 감출 수 있다.

2) 이야기가 전개될 당시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표현을 쓰지 마라.

ex. “스타”나 “테러단”같은 단어들

3) 한국사람이 제나라 말을 제대로 못하면서 영어를 잘하는 것이 어째 자랑거리인지 생각해볼만 한 일이다. => 그러게 말이다.. 한국어 맞춤법은 다 틀리고 말도 글도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면서 영어 문법을 몇 개 알고 영어점수가 잘 나온다는 사실에 으쓱해하는 사람들은 반성 좀 해야한다.

4) 한 문장을 두 문장 만들지말고, 두 문장을 한 문장 만들지 마라. 문장 뿐 아니라 문단도 수비적으로 번역하라. => 이건 진짜 힘든데.. 내가 주로 하는 IT번역에선 상관없다. 한 문장이 세 문장이 되든, 세 문장이 하나든 상관없다. 메시지의 전달이 주 목적이기 때문이다. 근데 문학은 상관이 많은 모양이다. (적어도 안정효 교수님의 생각엔..)

5) 대화체를 번역할 때는 하나하나 단어의 의미가 아니라 덩어리 전체의 개념을 받아들이고 그에 해당하는 우리 말로 옮기는 공격적 번역을 해야 자연스럽다. => 그래서 자막 번역할 때 단어에 매달리지 않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단어 하나하나 해석하면 정말 웃겨지므로;; 대화체 번역은 이번 산문체 다음으로 챕터5에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영상번역에 관심있는 분들은 챕터5를 열심히 보면 좋다!

6) 영어 교육을 할 때 ‘단어’랑 ‘ 말’을 배워야지 왜 ‘문법’에 치중하는지 모르겠다 (일본사람을 흉내낸다) =>  진짜 공감한다.. 그래서 일본인이 썼다고 하는 영어공부법이나 영어책은 꼴도 보기가 싫다. 그런 책이 별로일 것이라는 건 prejudice라기 보다는 educated guess에 더 가깝다.

7) 좋은 번역을 보면 기억해두었다가 써먹기